요가와 마음 수련
2013년 가을 어느 날이었다. 보통 날처럼 아침을 먹고 연구실에 출근했다. 당시 내 자리는 의자를 기준으로 정면과 우측면이 벽으로 가로막힌 구석진 자리여서 때문에 누군가를 보기 위해서는 왼쪽으로 고개나 몸을 돌려야 했다. 그런데 그날은 그렇게 할 수 없었다. 고개를 돌리려 해도 엄청난 통증이 내 목에서 느껴졌기 때문이다. 아직 서른도 되지 않은 나이에 벌써 몸이 말이 안 듣기 시작했다. 이러다 정말 오래 살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엄습했다. 하루라도 더 살기 위해서 뭔가 조치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하지만 정형외과에서 물리치료를 받아도, 한의원에서 침을 맞아도 그때뿐이었다. 그렇게 2013년이 지나고 2014년을 맞이했다. 통증은 조금 나아졌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때마침 나와 비슷한 상황에 부닥쳤던 한 선배의 권유로 같이 요가학원에 등록해보기로 했다.
요가원마다 다르겠지만 내가 등록한 요가원의 첫 느낌은 도심 속 작은 쉼터에 온 것처럼 아늑했다. 원장님과 왜 요가를 하려 하는지, 요가를 하면 어떤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지, 이 요가원의 커리큘럼은 어떻게 진행 되는지에 대한 상담이 있었다. 상담 중에 원장님의 한마디가 아직도 기억에 남았다. “절대로 무리하지 말고 본인이 할 수 있을 만큼만 하세요.” 아마도 처음부터 의욕적으로 여러 자세를 따라 하다 보면 크게 탈이 날 수 있으니 걱정되어 하신 말씀이라 생각된다. 그리고 첫 수업. 처음이다 보니 아무런 생각 없이 그저 앞에 선생님이 지시하는 자세를 따라 하기 급급했다. 어떤 동작을 했는지 하나도 기억이 안 날 정도였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너무 오랜만에 몸을 써서 그런지, 아니면 안 쓰던 근육을 써서 그런지 온몸이 쑤셨다. 일주일 정도 반복되는 일상이었다. 처음에는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려고 이리 힘든 걸 시작했나 후회도 되었었다. 하지만 어쨌든 정해진 기간 결석하지 않고 꾸준히 다녀보기로 했기 때문에 일단 계속 다녔다.
변화가 찾아온 것은 첫 수업 후 한 달쯤 지나서였다. 가장 먼저 몸의 변화가 내게 찾아왔다. 몇 개월 동안 계속 아팠던 어깨통증이 크게 약해진 것이다. 물론 대학원생의 특성상 컴퓨터 앞에 앉아있는 시간이 압도적으로 많으므로 어느 정도의 어깨결림 혹은 어깨 뭉침이 있지만, 이 통증은 요가수련 이전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그 결과 편두통도 사라졌고 요가를 시작한 원인이었던 고개를 돌리기 힘든 증상마저 사라졌다. 요가로 인한 몸의 변화는 내 몸의 고질병에만 온 것이 아니었다. 요가를 시작한 지 1년이 넘어가면서 체중감소와 함께 키가 크기 시작했다. 비록 몸무게의 경우는 식습관과 스트레스가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요인이다 보니 요가의 효과가 크게 나타나지는 않았지만, 키는 정말 확실하게 효과를 볼 수 있었다. 내 경우에는 요가수련 전보다 2년 6개월 동안 약 4cm나 컸다! 이 원인은 갑자기 닫혔던 성장판이 열려서 키가 쑥쑥 컸기보다는 내 몸 안에 숨어있던 키의 재발견 때문이라 생각한다. (이렇게 쓰고도 성장판이 다시 열렸으면 하는 작은 바람이 있다) 요가의 동작은 몸의 여러 관절을 자극하고 늘리는 동작이 주를 이룬다. 그래서 무릎이나 허리처럼 나도 모르게 그동안 미세하게 굽어 있던 몸의 여러 관절이 펴지기 시작하면서 숨겨진 키가 밖으로 드러나게 되고 이는 신장의 증가로 이어지게 된다.
몸의 변화보다 더 중요하게 다가온 변화는 요가로 인한 마음의 변화이다. 첫 번째 마음의 변화는 집중력향상이다. 겉보기에 요가는 매번 비슷한 동작을 반복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실제 요가를 하는 사람이 느끼기에 같은 동작은 없다. 비록 교본 상에 어떤 동작을 어떻게 진행한다는 순서는 같을지 몰라도, 그 동작을 할 때 호흡과 느낌, 동작하는 그 사람의 마음가짐, 그리고 동작 중에 어느 곳에 신경을 쓰는지까지, 같은 동작이지만 너무나 다른 동작으로 느낄 수 있다. 그러기에 수련자는 요가를 함에 있어 하루 한 시간이지만 그 한 시간 동안 매우 높은 강도의 집중력으로 자신의 몸 하나하나, 구석구석을 바라볼 기회를 얻는다. 이 집중력은 어디 사라지는 것이 아니어서 요가로 증가한 집중력은 요가 이외의 다른 일을 (예를 들어 연구나 미팅, 글을 쓸 때 등)보다 효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두 번째 마음의 변화는 좀 더 차분해졌다는 것이다. 요가의 여러 동작들(아사나)은 본질에서 명상에 도움을 주는 자세들이 많다. 따라서 집중해서 요가 수련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명상의 양과 질이 좋아지게 된다. 이 결과 일상생활을 하다 보면 느끼게 되는 들떠있던 마음, 심란한 마음 등이 요가를 통해 차차 정리되면서 차분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나도 학회 발표라는 중요하고 긴장되는 순간에 자신의 마음 안정을 위해 시간을 내어 요가 동작과 명상을 하여 들뜬 마음을 가라앉히고 큰 실수 없이 발표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이처럼 요가는 내게 도움이 되는 운동이자 정신수련방법이다. 물론 저마다 몸에 맞는 운동법이 다를 수 있다. 어떤 이는 헬스가 더 유용할 수 있고, 어떤 이는 수영이, 다른 어떤 이는 축구가 더 재밌고 자신의 건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요가는 나의 사례를 중심으로 위에 언급했던 것처럼 정신없고 바쁜 우리 삶에서 한 박자 쉬어가며, 밖보다는 내면에 집중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심신의 안정과 평정심 유지를 원하는 이들 있게 나는 요가를 시작해보라고 강하게 추천한다.
<요가에 대한 간단한 질문 답변>
Q1. 요가는 정적인 운동이다?
어떤 사람들은 요가는 정적(static)이어서 운동 효과가 없다고 말한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이다. 물론 요가 자체가 좁은 공간에서 매트를 깔고 동작을 하므로 행동반경 자체는 좁긴 하다. 그래서 정적인 운동으로 오해를 살 수 있다. 하지만 어떤 특정한 자세를 하기 위해 몸을 움직이는 과정, 그 자세를 유지하기 위해 근육 하나하나에 신경을 쓰는 과정, 더 나아가 해당 자세를 시작하고 유지하는 모든 과정에서 쏟는 나의 집중을 생각한다면 절대로 정적인 운동이라 할 수 없다. 실례로 나 같은 경우는 제대로 한 요가 동작을 10분만 해도 온몸에 땀이 흐를 정도이다.
Q2. 요가는 남성에게 좋은가?
우리가 가지고 있는 편견 중의 하나는 요가는 여성들이 많이 한다는 것이다. 요가에 있어 여성이 유리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정작 요가가 필요한 대상은 남성들이다. 남자가 요가를 해야 할 여러 이유가 있지만 내가 생각하기에 몇 가지 중요한 이유를 꼽자면 다음과 같다.
(1) 잔 근육을 만드는데 요가만큼 좋은 운동은 없다.
(2) 여성보다 부족한 유연성을 키우는 데 있어 요가는 매우 효과적이다.
(3) 스트레스 해소 등 정신건강에 좋다.
남성들이여, 부끄럽다고 피하지 말고 본인의 건강을 위해 요가를 진지하게 고려해보자!
요가원마다 다르겠지만 내가 등록한 요가원의 첫 느낌은 도심 속 작은 쉼터에 온 것처럼 아늑했다. 원장님과 왜 요가를 하려 하는지, 요가를 하면 어떤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지, 이 요가원의 커리큘럼은 어떻게 진행 되는지에 대한 상담이 있었다. 상담 중에 원장님의 한마디가 아직도 기억에 남았다. “절대로 무리하지 말고 본인이 할 수 있을 만큼만 하세요.” 아마도 처음부터 의욕적으로 여러 자세를 따라 하다 보면 크게 탈이 날 수 있으니 걱정되어 하신 말씀이라 생각된다. 그리고 첫 수업. 처음이다 보니 아무런 생각 없이 그저 앞에 선생님이 지시하는 자세를 따라 하기 급급했다. 어떤 동작을 했는지 하나도 기억이 안 날 정도였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너무 오랜만에 몸을 써서 그런지, 아니면 안 쓰던 근육을 써서 그런지 온몸이 쑤셨다. 일주일 정도 반복되는 일상이었다. 처음에는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려고 이리 힘든 걸 시작했나 후회도 되었었다. 하지만 어쨌든 정해진 기간 결석하지 않고 꾸준히 다녀보기로 했기 때문에 일단 계속 다녔다.
변화가 찾아온 것은 첫 수업 후 한 달쯤 지나서였다. 가장 먼저 몸의 변화가 내게 찾아왔다. 몇 개월 동안 계속 아팠던 어깨통증이 크게 약해진 것이다. 물론 대학원생의 특성상 컴퓨터 앞에 앉아있는 시간이 압도적으로 많으므로 어느 정도의 어깨결림 혹은 어깨 뭉침이 있지만, 이 통증은 요가수련 이전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그 결과 편두통도 사라졌고 요가를 시작한 원인이었던 고개를 돌리기 힘든 증상마저 사라졌다. 요가로 인한 몸의 변화는 내 몸의 고질병에만 온 것이 아니었다. 요가를 시작한 지 1년이 넘어가면서 체중감소와 함께 키가 크기 시작했다. 비록 몸무게의 경우는 식습관과 스트레스가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요인이다 보니 요가의 효과가 크게 나타나지는 않았지만, 키는 정말 확실하게 효과를 볼 수 있었다. 내 경우에는 요가수련 전보다 2년 6개월 동안 약 4cm나 컸다! 이 원인은 갑자기 닫혔던 성장판이 열려서 키가 쑥쑥 컸기보다는 내 몸 안에 숨어있던 키의 재발견 때문이라 생각한다. (이렇게 쓰고도 성장판이 다시 열렸으면 하는 작은 바람이 있다) 요가의 동작은 몸의 여러 관절을 자극하고 늘리는 동작이 주를 이룬다. 그래서 무릎이나 허리처럼 나도 모르게 그동안 미세하게 굽어 있던 몸의 여러 관절이 펴지기 시작하면서 숨겨진 키가 밖으로 드러나게 되고 이는 신장의 증가로 이어지게 된다.
몸의 변화보다 더 중요하게 다가온 변화는 요가로 인한 마음의 변화이다. 첫 번째 마음의 변화는 집중력향상이다. 겉보기에 요가는 매번 비슷한 동작을 반복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실제 요가를 하는 사람이 느끼기에 같은 동작은 없다. 비록 교본 상에 어떤 동작을 어떻게 진행한다는 순서는 같을지 몰라도, 그 동작을 할 때 호흡과 느낌, 동작하는 그 사람의 마음가짐, 그리고 동작 중에 어느 곳에 신경을 쓰는지까지, 같은 동작이지만 너무나 다른 동작으로 느낄 수 있다. 그러기에 수련자는 요가를 함에 있어 하루 한 시간이지만 그 한 시간 동안 매우 높은 강도의 집중력으로 자신의 몸 하나하나, 구석구석을 바라볼 기회를 얻는다. 이 집중력은 어디 사라지는 것이 아니어서 요가로 증가한 집중력은 요가 이외의 다른 일을 (예를 들어 연구나 미팅, 글을 쓸 때 등)보다 효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두 번째 마음의 변화는 좀 더 차분해졌다는 것이다. 요가의 여러 동작들(아사나)은 본질에서 명상에 도움을 주는 자세들이 많다. 따라서 집중해서 요가 수련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명상의 양과 질이 좋아지게 된다. 이 결과 일상생활을 하다 보면 느끼게 되는 들떠있던 마음, 심란한 마음 등이 요가를 통해 차차 정리되면서 차분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나도 학회 발표라는 중요하고 긴장되는 순간에 자신의 마음 안정을 위해 시간을 내어 요가 동작과 명상을 하여 들뜬 마음을 가라앉히고 큰 실수 없이 발표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이처럼 요가는 내게 도움이 되는 운동이자 정신수련방법이다. 물론 저마다 몸에 맞는 운동법이 다를 수 있다. 어떤 이는 헬스가 더 유용할 수 있고, 어떤 이는 수영이, 다른 어떤 이는 축구가 더 재밌고 자신의 건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요가는 나의 사례를 중심으로 위에 언급했던 것처럼 정신없고 바쁜 우리 삶에서 한 박자 쉬어가며, 밖보다는 내면에 집중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심신의 안정과 평정심 유지를 원하는 이들 있게 나는 요가를 시작해보라고 강하게 추천한다.
<요가에 대한 간단한 질문 답변>
Q1. 요가는 정적인 운동이다?
어떤 사람들은 요가는 정적(static)이어서 운동 효과가 없다고 말한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이다. 물론 요가 자체가 좁은 공간에서 매트를 깔고 동작을 하므로 행동반경 자체는 좁긴 하다. 그래서 정적인 운동으로 오해를 살 수 있다. 하지만 어떤 특정한 자세를 하기 위해 몸을 움직이는 과정, 그 자세를 유지하기 위해 근육 하나하나에 신경을 쓰는 과정, 더 나아가 해당 자세를 시작하고 유지하는 모든 과정에서 쏟는 나의 집중을 생각한다면 절대로 정적인 운동이라 할 수 없다. 실례로 나 같은 경우는 제대로 한 요가 동작을 10분만 해도 온몸에 땀이 흐를 정도이다.
Q2. 요가는 남성에게 좋은가?
우리가 가지고 있는 편견 중의 하나는 요가는 여성들이 많이 한다는 것이다. 요가에 있어 여성이 유리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정작 요가가 필요한 대상은 남성들이다. 남자가 요가를 해야 할 여러 이유가 있지만 내가 생각하기에 몇 가지 중요한 이유를 꼽자면 다음과 같다.
(1) 잔 근육을 만드는데 요가만큼 좋은 운동은 없다.
(2) 여성보다 부족한 유연성을 키우는 데 있어 요가는 매우 효과적이다.
(3) 스트레스 해소 등 정신건강에 좋다.
남성들이여, 부끄럽다고 피하지 말고 본인의 건강을 위해 요가를 진지하게 고려해보자!
김진협 (연세대학교)
2016-17 YAM 부회장
2016-17 YAM 부회장